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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제 웹툰은 더 이상 작가주의를 지향하는 하위 문화가 아니다. 컨텐츠가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거대 자본이 툭하면 기웃거리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정지훈 작가는 웹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장인 정신을 갈고 닦았다. 대가의 싹이 보이는 작가가 실제로 대가로 성장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팬으로써 너무나 기쁜 일이다. 그게 자신이 애정하는 가수든, 가르치는 제자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지훈 작가는 선이 굵고 무거운 주제를 압도적인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으로 풀어가는 재주가 뛰어나다. 그는 데뷔 작품인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통해 피해-가해 구도의 서사에 흔히 등장하는 보복과 복수를 넘어 사랑과 용서의 문제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던 바 있다.

이 <수평선>이란 작품에서 그는 더욱 진해진 사유의 깊이를 보여준다. 인간의 존재, 선악의 문제를 깊이 파고들며 자신을 깎아내며 고뇌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결코 나오지 못했을 작품이다. 그는 지극히 대중적인 웹툰으로 가장 작가주의적이며 유럽 그래픽 노블에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대작을 그려냈다. 


작가에게 감사하고, 또 너무나 기쁘다. 적극 추천한다.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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